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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 “김정은, 한곡 끝날 때마다 박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편곡 궁금해 하기도
서현 ‘푸른 버드나무’ 부를 때 北 호응에 눈물
2018년 04월 03일(화) 18:45 [경안일보]
 
“앞부분에서는 박수를 치다가 갑자기 조용해질 때는 북이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서현이 (북측 가수 김광숙의 노래) ‘푸른 버드나무’를 부를 때 이분들 손이 다 올라가더라고요. 저도 눈물이 났어요. 이렇게 좋아하는데 우리가 (북측 노래를) 준비를 해줄걸 그랬어요.”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음악감독 윤상은 감격스러워했다.
2일 밤 북측과 합동공연 리허설을 하다가 고려호텔에서 만난 윤상 감독은 “북측 곡을 할 때 온도가 확 달라졌다. ‘다시 만나요’, ‘우리의 소원’을 부르면서 이분들도 경계가 풀어졌다”면서 “노래 한 곡 끝날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이 계속 박수를 치고,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재밌어했다”고 전했다.
이날 ‘YB’가 강렬한 록버전으로 편곡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는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생모 고용희(1953~2004)의 생전 애창곡이다.
윤 감독은 “(김정은이) 이거 어떤 편곡이냐고 묻기도 했다”며 “이 곡을 북측에서 좋아한다고 해서 YB가 특별히 편곡을 했다고 하니, ‘내가 듣던 거랑 편곡이 버전이 다르니까’라고 공연 관람 중 얘기했다”고 전했다.
최진희가 부른 남측의 남매듀오 ‘현이와 덕이’의 ‘뒤늦은 후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윤 감독은 “이 곡이 약간 최진희 선배의 특화된 창법이랑 너무 맞는 곡”이라면서 “세미 트로트라고 해야 하나, 여기서 너무 좋아하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그 노래 나올 때 분위기가 너무 좋았는데 남측 곡 중에서 인기가 너무 많은 곡이래요. 아주 옛날 곡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니까 다른 가수들보다 (북측에서 ‘사랑의 미로’로 인기 높은) 최진희 선배가 부르는 게 좋지 않을까.”
김정은이 전날 남측 공연을 깜짝 방문한 사실이 남과 북에서 화제가 됐다.
윤 감독은 “VIP(김정은)가 오는 걸 아는 사람이 없었잖아요. 오시거나 안 오시거나 한다고 음악이 달라질 일은 없지만 조금 더 긴장을 하는 분위기가 되는데 그런 거랑 상관없이 음악으로 연출된 무대라서 잘 끝났다고 생각을 합니다”고 밝혔다.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서 윤 감독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다시 만납시다’를 발라드 풍으로 편곡했다. 자신이 부른 ‘이별의 그늘’을 비롯해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 등으로 이미 발라드 감수성을 인정받은 윤 감독답게 곡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앞서 삼지연 관현악단이 국립극장에서 들려준 현송월표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다시 만납시다’는 바이올린의 떨듯 연주하는 주법인 트레몰로가 강조된 행진곡풍으로 좀 더 힘찼다.
윤 감독은 “북쪽의 편곡은 북쪽의 장점이 있다. 굉장히 화려하면서도 힘이 있고. 나는 그 부분을 조금 더 서정적으로 풀어보고 싶었다”면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가사도 그렇고, ‘다시 만납시다’도 그렇고 워낙 슬픈 이야기잖는가.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준비를 한 게 내가 준비한 편곡이었다”고 귀띔했다.
윤 감독은 “(삼지연관현악단과 합을 맞출 때) 우리 가수들이 머뭇머뭇하더라”면서도 “익숙해지니까 소리가 같이 나오니까 (괜찮아졌다)”면서 “기회가 되면 다음에는 삼지연관현악단의 풀 관현악을 이용한 멋있는 가곡을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 걸 생각하면 이번 한 번으로 끝나면 너무나 아쉬울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삼지연 관현악단은 서울 국립극장 공연 당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비롯해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등 한국의 가요를 많이 불렀다. 하지만 이번 평양 공연에서 한국은 시간 부족 등의 문제로 북측 노래를 많이 준비하지 못했다.
“우리가 사실 북쪽 노래를 잘 모른다. 가사 때문에 우리도 부르기 편하지 않은 게 있지 않나. 그러지 않은 곡들 중 좋은 곡들이 많이 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북쪽 음악을 우리 식으로 들려주고 싶다.”
남측 예술단은 단독 공연에서 영상에도 신경을 썼다. 6·15 공동선언부터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등의 모습이 삽입됐다.
“다 남쪽 노래니까 (북한 관객들이) 좀 낯설어 할까봐 그동안 있어왔던 남북의 문화교류 ‘정말 이런 일이 있었나’ 남북이 가까웠던 순간을 노래 사이사이에 히스토리 같이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마 영상팀이 엄청 준비를 하셨고 오프닝 홀로그램도 여기 와서까지 밤 새워서 다시 작업을 했습니다. 그게 정말 며칠 안에 만들기는 참 힘든 작업으로 알고 있는데요. 정말 밤을 꼬박 새워서요. 우리 거 장비 많이 썼습니다.”
공연 사회자인 서현은 북한 가수 김광숙(작고)의 대표곡 ‘푸른 버드나무’를 불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윤 감독은 서현의 투혼을 칭찬하면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서현씨하고 조용필 선생님하고 완전히 감기 심하게 걸린 사람 목소리가 났는데, 어제 무대에서는 그걸 전혀 못 느낄 만큼 열창을 해주셨어요. 서현씨도 보면 ‘이 친구 감기 걸렸구나’ 싶었고 얼굴도 창백했어요. 하지만 무대에 올라가서 끝날 때까지 아마 본인도 놀랐을 것 같아요. 담대하게, 너무 자연스럽게 불렀어요. 저도 리허설도 봤지만 말도 너무 잘하고 깜짝 놀랐어요. 이 친구가 이렇게 사회를 잘 보는 친구인 줄 몰랐어요.”
걸그룹 ‘레드벨벳’도 칭찬했다.
“그걸 어떻게 설명하겠어요. 세계 10개국이 넘는 나라 차트에서 난리가 나고 있는데, 그렇게 핫한 친구들이 오는건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돌이 많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북측에서 우려의 눈빛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에요. 갑자기 너무 낯선 것들이 올 수 있으니까요. 싸이도 아시겠지만, 그 아쉬움을 가장 젊은 제너레이션을 소개하는 역할을 레드벨벳이 훌륭하게 해준거죠.”
북측 예술단과의 합동공연만을 앞두고 있는 윤 감독은 “공연이 끝나야 끝났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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